엄마가 차려놓은 밥상머리에 앉아서 티비를 틀었다.


 

마침 크로스컨트리 - 스키타고 15KM가는 눈 위의 마라톤- 하이라이트가 하길래

'오 저거 어렸을 때 오락실 게임에서 했었지' 라며 잠깐 추억에 잠길까 채널을 고정하였다.

그리고 한 숟갈 두 숟갈 먹으며 엄마랑 '이야 서양애들 허벅지봐, 우리 허리만해' '저런 놈들을 어떻게 이겨' '우리나라는 저런 건 안되지'

'이번 올림픽 망했어' 등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슬슬 1등 2등 3등의 기록이 정해지고 이제 우리나라 '황준호' 선수도 결승선 지점에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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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참 신기한 게 35분이 넘도록 달려왔음에도, 마지막 순간엔 다들 어디서 스퍼트할 체력이 가져오나 싶었다.


우리나라 '황준호' 선수도 마지막 스퍼트에 온힘을 쥐어짜고 있었다. 우걱우걱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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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승선 통과. 68위의 기록.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내 생각은 그 전과 다르지 않았다. 역시 우리나라는 안되는구나.


'엄마 물 좀'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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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황준호' 선수가 드러눕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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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는 헛구역질을 해댔다. 보통의 선수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드러눕는 선수는 봤어도 저렇게 헛구역질하는 선수는


하이라이트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 때 엄마가 한 말이 나의 눈가에 눈물이 핑 돌게하였다.



"어머~! 애기네 애기~"



듣는 그 짧은 순간에 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했다.


아 쟤보다 훨씬 나이 많은 나는 일베하려고 드러눕고, 술먹고 토할 때나 헛구역질 하는데.

나보다 훨씬 나이 적은 쟤는, 어쩔 수 없이 드러눕고, 몸이 버티기 위해 나오는 헛구역질을 하는구나.

변변찮은 직장도 없는 내가 저 선수를 비하하였다니.


라는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고. 엄마 몰래 고개를 돌려 헛기침하고 다시 밥을 먹었다.

비록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더라도,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꼈고

 

아마 난 안될거야......라고 생각하며 밥상에서 일어났다.

 
 
 
ilbe펌
 


스피릿

2014.02.15 15:01:29

마지막 반전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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