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기계관 -지난 이야기-

조회 수 1153 추천 수 0 2012.09.08 01:03:45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상황들은 사실이 아닌 허구임을 밝힙니다.





(1)

나는 한숨섞인 담배연기와 함께 혼잣말을 내뿜었다.
'드디어 시험 끝이군..'

내 이름은 홍길동. 흔하디 흔한 기계과 남학생이다. 이틀전 화장실에서의 충격이(내가 쓴 이전글 참고) 바로전의 일처럼 생생한데 어느덧 전공시험 2개라는 큰 산을 넘고 잠시나마 한숨돌릴 수 있는 시간이 도래하였다. 
물론 앞으로는 태산도 넘어야 하고 망망대해도 건너야 하는 내 미래를 생각하면 또다시 한숨부터 나오지만 여튼 시험이 끝나서 나의 기분은 최고조에 도달했다.

흡연하는 독자들은 공감하겠지만 마지막 시험이 종료되고 난 후의 담배맛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감미롭고 꿀처럼 달콤한 천상에서도 맛볼수 없는 설명이 불가해한 어떤 그러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나는 1년에 4번만 맛볼 수 있는 그 기회를 충분히 만끽하며 따사롭게 햇볕이 내려쬐는 기계관의 양지바른곳에 서서 ''''시험끝난자의 여유''''를 즐기는 나의 사랑스런 기계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남자1: "야 삼번 답 머나왔노? 그 머꼬 에러펑션 나오는 문제말이다."
남자2: "그거 내 졸라 길게 나오든데? 답이 한 3줄쯤 되는거 같았지 싶은데."
남자3: "머카노 내는 그거 1로 딱 떨어지든데 길게 나와따고?"
남자1: "맞다 그거 나도 1나오든데"
남자2: "맞나? 아 찌뱔 몰라~ 시험 끝났는데 시험얘기하지 마라. 담배나 한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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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쭉한 대구사투리를 거칠게 쓰지만 학생다운 발랄함이 묻어나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직까지는 때묻지 않은듯한 그들의 순수함. 그 모습을 바라보면 나도 모르게 자연스런 미소를 짓게 된다. (젠장,글쓴이는 경상도 머쓰마답지 않게 별 희한한 소리를 하노) 

여튼, 나는 시험을 치르느라 다 쓰고 남은 나의 얼마없는 에너지를 소모하며 기계관 젤 꼭대기에 위치한 나의 연구실로 계단을 터벅터벅 힘없이 올라갔다. 연구실 문을 열자 오래된 책냄새와 컴퓨터냄새와 흙냄새와 청소안한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생각해 보니 남자냄새도 좀 났었던 것 같다.

'오늘은 집에 가야겠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나는 밥먹고 화장실과 담배피는 시간 외에는 이 연구실에 틀어박혀 공부를 했다. 부족한 잠은 소파에서 새우잠으로 보충했고, 일주일간 학교밖을 나가본 적이 없으니 가히 폐인생활을 했다고 할 만한 듯하다.

혹시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서 잠시 연구실이 어떤 곳인지 소개를 간략히 한다. 보통 공과대학 교수들은 자신의 개인 오피스 외에 자신이 관리하는 별도의 연구실이나 실험실을 소유하고 있다.(물론 학교재산임) 그 연구실에는 박사, 석사분들이 연구를 하고 학부생들도 있는 경우가 많다. 학부연구생은 딱히 대학원생처럼 연구를 하진 않고 교수가 지시한 일을 수행하거나 그들의 프로젝트를 도와주는 일 등을 가끔 혹은 자주한다. 물론 프로젝트 참여 댓가로 소정의 연구비를 받기도 한다. 프로젝트가 없는 경우에는 그냥 공부만 하면 되는, 학생들의 독서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나는 바로 그 학부연구생이다.(참고로 나는 중도 너머로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 다른 학과에도 연구실이 있는지는 모르겠음.)

각설하고 거의 집이 되다시피 한 연구실의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전화기를 만지작거렸다. 오늘 우리 연구실 사람들끼리 술약속이 되어 있었지만 그들의 개인사정으로 취소된 관계로 오늘 저녁 술마실 상대를 검색했다.

"어 달삼아 길동이 형이다. 셤 잘쳤나"
"아 안녕하세여 횽ㅋㅋ 근데 대답이 뻔한 질문은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ㅠㅠ"

"ㅋㅋ 쫘슥이 넉살만 늘어가꼬. 딴게 아이고 올저녁에 쏘주 한잔하까"
"아 행님 미안한데예 올저녁에 선약이 있어가꼬요. 담주에 한잔하입시더"

"아 글나? 알겠다 그라믄. 잘 놀아라 ㅋㅋ"
"예 행님 푹 쉬시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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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끝난날 술마실 친구하나 없다니. 젠장맞을.. 집에가가 그냥 뒹굴어야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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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며 나의 짐들을 챙겼다. 오늘은 그냥 집에가서 맥주에 치킨시켜서 티비보면서 노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이 지긋지긋한 기계관 연구실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일주일간 자르지 않은 수염과 이틀간 감지않은 머리를 보존하고 일주일동안 계속입은 폐인생활하는 남자냄새나는 옷을 입고
나는 짐을 싸들고 기계관에서의 탈출을 감행했다. 하늘마저 높고 푸르러 최고의 조명인 태양광선을 쏘아대니 나의 기계관 일주일만의 탈출을 반겨주는 듯했다. 

기계관 밖의 세상은 가히 신세계였다. 내가 있던 곳에서는 구경조차 하기 힘든 여학생들이 각선미를 한껏 뽐내며 교정을 활보하고 나무와 꽃들은 태양의 정기를 받아 그들의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만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어둡고 차고 구석지고 습진 기계관이 아닌 싱그럽고 풍요롭고 따사로우며 거대한 중앙도서관의 정경이 눈에 들어오는 가운데 그 끝을 볼 수 없을 정도의 광활한 영남대를 홀로 가로지르는 나는 순간 가슴에 호연지기가 크게 치솟아 미친듯이 웃어댔다.

"으하하하하하하"

지나가는 학생들이 수상쩍은 눈으로 힐끔힐끔 보면서 수군댔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본래부터 그러했지만, 특히 오늘은 추레한 복장과 몰골까지 더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기로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나는 마치 내가 부처나 예수인 마냥 해탈자의 기분이 이런 것인가라는 터무니없는 착각도 하면서 미.친놈 마냥 걸어갔다.

그렇게 나만의 세상에 빠져 걷고 있을때, 뒤에서 평소에 내가 너무나도 듣고싶어 갈망하던 어떤 선율이 공기라는 매질을 타고 나의 귀에 전달돼 반쯤 미쳐있던 나의 정신을 번쩍 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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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이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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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목소리는!'





아! 당신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내 심정이 어떠한지를! 그녀의 맑디고운 목소리를 들으면 심지가 정화되고 정신이 통일되며 청량한 기운이 나의 온몸을 쓸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며 혈액의 압력이 급격히 상승되고 심장의 진동수가 올라가며 눈동자는 크게 확대되는 기이한 현상이 나한테 벌어진다.




'아! 그녀다..'


나는 최대한 자연스런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내가 감히 두 눈을 뜨고 바라보기 힘든 그녀가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나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오빠 시험 끝났어요?"
"어..어 그래 오늘 끝나서 집에가는길이다. 넌 끝났어?"
"네 ㅋㅋㅋ 근데 오늘 오빠 피곤해 보이시네요 호호호"
"그러냐? 시험기간이라 좀 그렇긴 하네.."
"근데 오빠는 좀 심한듯 ^^*"


어쩌구저쩌구 대화를 하기는 했는데 나는 그녀와 대화를 한다는 사실에 너무나 황홀한 나머지 제정신이 아니어서 당시의 대화가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여튼, 그렇게 그녀와 작별한 후 나는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크으으.. 젠장.. 이런 몰골을 그녀에게 보여주다니..내 원래 잘씻고 깔끔한 놈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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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인데 어찌하랴! 혹시 모르지. 남들과 다르게 꾸미지 않는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그녀가 나를 신비로운 남자로 생각하지는 않을까? 혹시 그런 마음이 싹터서 호감으로 발전하지는 않을까?..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나는 그렇게 집으로 갔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머릿속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그녀는 누구일까?


그녀는 누구이길래 목석같은 글쓴이를 이리 흔들어 놓는 것인가!
내가 그녀를 처음 본 순간은 2년전 여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2)
때는 바야흐로 2010년 9월의 어느날. 
그것은 실로 지독한 무더위였다. 태양은 연일 하늘이라도 녹여버릴 듯이 뜨겁게 이글거렸고 대지는 그로 인해 마치 열탕속에 빠진 것처럼 심하게 달아올랐다. 밖으로 나서면 금방이라도 숨이 막힐 듯한 그 살인적인 더위에 한 남자가 어께에 가방을 짊어지고 땀을 비오듯 흘리며 영남대 교정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청바지에 반팔티,170을 약간 넘긴듯한 신장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그는 얼핏 보기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남자 대학생처럼 보인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그이지만 자세히 그를 관찰하면 뭐라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어떤 구석이 있었다. 여타의 학생들은 더위에 감염되어 치솟은 불쾌지수가 얼굴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반면 그는 땀으로 목욕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소한 일에는 개의치 않는 듯 무심한 듯한 눈과 표정을 한 채 고개와 등을 꼿꼿히 세워 어떤 목적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그건 바로 나, 기계의 건아 1학년생 홍길동이다. 나를 꽤나 멋들어지게 묘사했지만 앞으로 이어질 글들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치부라고 표현될 수도 있는 것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것이기 때문에 나에 대한 설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들은 "웃기고 있네" 하고 통크게 넘어가 주시길 바라는 바이다. 그래도 발톱에 낀 때만큼은 괜찮은 구석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각설하고, 나는 지금 식사를 하러 가는 중이다. 목적지는 자연계 식당.



"정식 한장 주세요"





카운터 이모는 나를 한번 쏘아보며 2000원짜리 식권을 주었다. 



"고맙습니다"


나는 배식을 받고 김치를 적당량 담은 후에 빈자리를 찾아 앉아서 천천히 수저를 놀렸다. 대형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는 식당이지만, 수백에 달하는 학생들이 뿜어내는 열기에 묻혀 제 기능을 발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없는 식욕을 짜내어 먹는둥 마는둥 꾸역꾸역 씹고 삼키기를 반복했다. 

식사를 하면서 나는 좌중을 한번 둘러보았다. 때는 점심시간이라 식당은 발디딜 틈 없이 학생들로 빼곡했다. 웃고 떠드는 남녀 학생들의 소리가 나의 귓가를 스쳐가며 친구들과 즐겁게 식사를 하는 학우들의 모습이 나의 동공에 비춰졌다.



'후훗..'


매일 혼자하는 식사가 적응이 될 법도 하건만, 역시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인 모양이다. 스스로는 괜찮다고 나 자신에 대한 암시를 걸어 보지만 혼자서 밥을 먹고 있으면 왠지 서럽고 착잡한 기분이 자라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사실 혼자 밥먹는게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상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한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음속 깊은 한구석에서 약간의 께름칙한 감정이 싹트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사회의 특성 중 하나인 뭐든지 같이하는 문화의 품속에서 자라난 우리는 그러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동화되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생겨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특히 왕따니 아싸니 인싸니 여러가지 용어들이 자리잡은 우리 학생들의 문화에서는 정신적으로 매우 성숙한 학생이라도 수백명이 몰리는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노라면 약간의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예외가 아닐 수 없다. 단, 그러한 썩 좋지 않은 감정을 극복하는 학생들은 자아를 더욱 성숙시킬 준비가 되어있는 학생들이고 자기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정신력을 가진 학생들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어찌됐든 나는 자조섞인 웃음을 한번 짓고서는 무심한 표정으로 식사를 마무리하고 기계관의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서서 담배를 꼬나물었다. 

현재 나의 유일한 친구 담배.. 막역지우인 그를 불태워 없앤다는 것이 참 가슴아프다. 그러나 이해심 깊은 그도 이런 나를 이해해 주리라. 
그렇게 혼자만의 쓸데없는 감정에 취해 있을 무렵, 먼발치에서 한 여학생이 주머니에 손을 삐죽 꽂은 채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내가 서 있는 이 건물에서는 보기 드문 존재인지라 나는 자연스레 그녀를 주시했다. 단정한 단발머리에 키는 나보다 얼굴하나만큼 작은듯 했고 여대생의 전유물인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 아직 고등학생 티를 못 벗은 듯한 청순한 느낌이 나는 것을 보아하니 딱 봐도 1학년이다.(나도 물론 그당시엔 1학년이었지만 나는 복학생 티가 확나는 예비역)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미소를 한번 지어주고는 나를 지나쳤다. 순간, 나는 사지백해가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가슴이 쿵쾅쿵쾅 요동쳤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호감가는 이성이 눈을 마주치고 웃어줄 때 가슴설렘을 주체할 수 없는 법이다. 나 또한 그 범주에 속해 있다.
쓸쓸하고 고독한 나의 차가운 심장에 기계적으로 말하면 동력과 열을 동시에 공급한 그녀. 순간 기분이 좋았지만 어떤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나는 다시 담배를 물게 되었다.



'친구도 없는 초짜 1학년짜리 노땅에 바랄 걸 바라야지..'


나의 친구인 담배도 나를 한심하게 보는 듯 텁텁하고 독한 담배맛을 나에게 선사했다. 더이상 나를 태우지 마라는 마냥.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녀와 나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일 거라고 단정지었다. 그러나 사람의 앞일은 모르는 모양이다. 미래를 알 수 없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게임 아닌가 말이다.








(3)
오늘도 나는 여전히 별의별 쓸데없는 생각과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자연계식당 구석진 곳에 앉아 혼자 쓸쓸히 수저를 놀리고 있다. 아무리 배가 고프고 맛있는 식사가 눈앞에 있어도 나의 외로운 마음과 영혼을 달래지 못하니 사라져버린 입맛은 짝이라도 만났는지 돌아올 기미가 없다.
요즘 나의 심신이 점차 쇠약해지는 것을 느낀다. 대학생활을 혼자 한다는 것은 군대를 졸업한 건장한 남자라도 고작 이십여세 수준의 정신력으로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일인 것 같다.
저쪽에서 눈에익은 남학생 여러명이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들은 나와 수업을 같이 듣는 우리과 1학년 학생들이다. 개중에는 나와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할 나의 조원도 보인다. 아마도 주린 배를 채우러 온 것이리라.
나는 그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그들을 보면서 웃으면서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그들은 나를 곁눈질로 흘끗흘끗 보면서 못본 체 나를 지나쳤다. 그리고 나와는 가장 먼곳에 위치한 곳에 자리를 잡고 왁자지껄하며 그들의 시간을 가졌다.



'......'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식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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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담배..나의 유일한 벗. 그래 너밖에 없어. 너만 있으면 돼. 나를 위해 당신의 몸을 기꺼이 희생하는 나의 벗. 너희들은 그러한 친구가 있는가? 
나에게 하는지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질문을 던지고 있자니 문득 나는 나의 이성이 올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게 미쳐가는 징조일까? 하지만 나는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나는 정상인 것인가? 그러나 이런 비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나는 정상이 아니지 않은가?

나는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반만 정상인지 모를 나의 정신상태를 이끌고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내용은 난해했다. 1학년 교양수업부터 생전 처음보는 수학기호들과 공식과 숫자의 향연이 나를 어지럽혔다. 아직 전공수업은 들어보지도 않았는데 한낮 1학년 교양수업조차 이해가 안되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 한때는 천재소리 듣고 자란 그때 그시절이 그립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흘러간 과거에 불구한걸. 현재의 나는 이모양인걸..




그때 누가 내 등을 두드렸다. 나는 고개를 돌려 나를 자극한 존재를 바라보았다.



"저기 혹시 화이트 있어요?"

"!"




내 뒤에 그녀가 앉아 있었다. 이런 바보같은.. 쓰잘데기없는 비생산적이고 어리석은 생각에 빠져 내 뒤에 존재하는 그녀를 인식하지 못하다니.. 참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화이트? 나한테 화이트가 있는가?
나는 제발 내가 화이트를 갖고 있기를 빌고 또 빌었다. 지금 내가 쓰는 필기구는 고등학생때 장만한 것들이라 족히 수년 묵은 유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갖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에 없던차에 침을 한번 꿀떡 삼키고 필통을 개봉했다.
다행히 있었다!!

나는 말없이 건네주었다. 무뚝뚝하고 마초적이고 남성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쎈척하며 말이다. 
그녀는 화이트를 흔들거리더니 다시 나를 불렀다.


"저기 이거 안나오네요. 그래도 잘썼습니다 ^^ㅋ"




나의 심장은 터지기 일보직전이었지만 나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한번 끄덕이며 거만하게 화이트를 건네받았다. 나의 그런 행동이 당시에는 최대한 폼을 잡으려고 노력한 결과이고 실제로도 나의 이런 멋진 모습을 그녀가 보고 반하지 않을까? 라는 터무니없는 생각까지 하면서 취한 행동이다. 쥐뿔도 없는놈이 강한척이라도 해야지..
지금도 그 생각하면 부끄러워 어디 쥐구멍이라도 숨어들고 싶다.

그렇게 그녀와 첫대화를 나누었다.






(4)
나에게 낙(樂)이란 것이 생겼다. 인간이 삶이란 장엄한 여정을 헤쳐 나아가는 동안 나약한 인간이 넘어지고 쓰러지고 좌절과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함을 걱정한 신은 우리에게 낙이라는 동반자를 보내주셨다. 낙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동반자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힘과 용기를 북돋워주고 쓰러지지 않게 일으켜 세워주며 항상 우리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는 아주 고마운 친구다. 이 친구는 너무도 훌륭하기 이를데 없는 친구라 이 친구가 없는 사람은 삶이 무미건조해지고 매사에 의욕을 잃기 쉬우며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다. 잃어버린 낙이란 친구를 다시 찾을 때까지 나약한 우리에게는 그 시간이 꽤나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낙이라는 친구와 함께라면 우리는 가시밭길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끝없는 고독과 외로움으로 점쳐질 것이라 여겼던 나의 학교생활은 낙이라는 동반자를 얻게 되었다. 담배와 함께 나의 동반자가 된 樂. 실재하진 않지만 나와 가장 가까운 나의 내면에 존재하는 존재. 그 존재는 내가 그녀를 보고 그녀를 생각하고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때 나를 찾아온다.

강의실 뒤편에 앉아 그녀를 본다.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자애로운 눈으로 바라보시며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과 우리반 학생들 수십명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지만 내 눈에는 그녀밖에 들어오질 않는다. 나의 시야와 이성은 그녀 외의 다른 어떠한 것이 끼어들 여지를 허락하지 않는 듯 주위 상황과는 무관하게 그녀만을 보고 그녀만을 생각하도록 나에게 명령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그녀와 함께 호흡하는 이 귀중한 순간에 감히 어떠한 것이 나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교수님 죄송합니다) 
정말 아쉽기 그지없는 사실은 내가 그녀와 겹치는 수업은 오로지 이 수업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매일 이 날이 되면 나는 내 관심 밖이던 옷차림과 용모에 공을 많이 들인다. 싸구려 로션도 사서 바르고 갓 빨래한 깨끗한 옷도 차려입고 머리에 기름을 칠해 절대로 나오지 않는 스타일도 만들어보려 노력한다. 그녀가 알아줄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나를 아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어느 순간, 열강을 하시던 교수님께서 좌중을 환기하시곤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셨다.

"본 수업은 여러분들이 한사람의 떳떳한 공학도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고 자신이 맡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과 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조직과 부합하고 조직에 필요한 일꾼으로 성장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한 사람이 해내기 어려운 일을 여럿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도 여러분들에게 직접 느끼게 하고 싶다. 여러분들은 조별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결코 만만치는 않을 것이나 아직 1학년에 불과한 여러분들의 지식수준을 감안해 충분히 할만한 과제를 제시할 것이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숙제라고 해봐야 A4용지에 문제 몇개 풀거나 감상문 몇장 써가는 정도밖에 해보지 않은 우리 1학년들은 프로젝트라는 단어에 얼어버렸다. 그 단어를 전부 한번쯤 들어는 봤지만 뭔지 정확하게는 모르는, 또한 단어 자체에서 무시무시하게 풍겨나오는 포스에 전부 압도당했다. 


"여러분들이 진행할 프로젝트는 

-태양열을 동력으로 하는 모형자동차 설계와 제작- 

이다. 또한, 각기 만든 자동차를 가지고 소규모 경진대회를 개최해 경쟁해서 수위를 차지하는 조는 A학점이 나갈 것이다. 지금의 여러분들은 이걸 어떻게 우리가 하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겠지만 수업 막바지에 다다르면 그럴듯한 결과물을 제출하는 날이 올 것이다. 너희들 선배들도 계속 그러했고, 올해의 여러분들도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



침묵과 고요가 좌중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리고는 온갖 탄성과 한숨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와 저거를 우리가 한다꼬? 저거를 우예 하란 말인데?!"
"허??....."
"우리 인자 클났다."
"와~~~ 우야노? ㅋㅋㅋㅋ"



나또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기계공학부라는 명함을 갖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질 않은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하면 기계과라서 기계를 잘만드는 것은 아니다. 거짓말 좀 보태서 기계과 졸업생의 대부분은 4년동안 기계 구경도 못하고 졸업한다. 우리가 수능 공부했듯이 4년동안 문제만 죽어라 풀고 컴퓨터 프로그램 십수개 배우고 나가지, 실제로 기계를 만지는 일은 드물다. 하물며 1학년에 불과한, 대부분의 수업을 교양밖에 듣지 못한 우리는 마치 티비에서나 보는 안경낀 유명한 과학자들이나 할 법한,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나 할 법한 그러한 것을 우리가 이제 해야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는 머릿속을 텅 비운채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교수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이제 조를 내가 임의로 편성하겠다. 친한 친구들과 같은 조를 이루고 싶은것이 여러분의 공통된 마음이겠지만 세상사는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 의견의 차이와 역할분배 등의 문제로 조원들끼리 다투는 일도 발생할 수 있고 화합과 결속이 잘되어 찰떡궁합을 이루는 조도 있을 것이다. 어찌됐든, 그러한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문제는 여러분들이 해결할 몫이고 나는 여러분에게 어떻게 해야되는가에 대한 전공적인 지식과 방향만 제시할 것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여러분들의 기억에 남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제 조원 편성에 들어가겠다." 


이름이 호명된 학생들은 정해진 조로 위치했다. 내가 배정받은 조는 3조이다. 교수님의 호명이 이어졌다.


"OOO 학생 3조!"



나는 무심하게 앉아 있었는데 내 앞에 누군가 앉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가 내 앞에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내앞에 누군가 앉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가 내 앞자리에 앉는것이 아닌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 '


나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고개를 한번 끄덕여 그녀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조편성에 따른 학생들의 대이동으로 인해 교실은 꽤나 부산했지만 내 심장이 펄떡거리는 소리가 귀에 또렷이 전달될 정도로 나의 머릿속은 극도로 혼미해지면서 머리가 순간 어질어질해지는 것이 현기증이 나서 정신을 당장에라도 잃을것만 같은 황홀하기 그지없는 순간이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좋아하는 여학생과 같은조가 된 것 뿐인데 저렇게 장황하게 글을 적을 필요가 있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남중 남고 군대 기계과의 교육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온 이십평생 짝을 만나보지 못한 녀석이라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사춘기가 되면 으레 나타나는 설명이 어려운 그러한 감성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제 3자 입장에서는 별거 아닌 일 같아 보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천지가 개벽하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어찌됐든 조편성이 완료되었다. 5~6명이 한조를 이뤄 총 9개 조가 만들어졌다. 나와 그녀가 포함된 3조는 5명이다. 교수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이제 조원들끼리 서로 인사하는 시간을 10분 주겠다. 그 시간동안 여러분들은 조장을 선출한다. 선출된 조장은 10분뒤에 자기 조와 조원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우리조는 서로의 눈치만 보며 어색한 침묵으로 일관했다. 특히 나를 비롯한 남학생 3명은 경상도 싸나이 특유의 무뚝뚝함과 더해 깜찍한 여학생이 눈앞에 있으니 인사를 나누기는 커녕 전부 고개를 푹 처박고 감히 처들어올릴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보다못한 그녀가 물꼬를 텄다.

''안녕하세요. 스무살 진달래라고 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진달래로군!



''안녕하세요 스무살 박달삼입니다''
''안녕하세요 스무살 김순덕입니다''
''안녕하세요 스무살 최형배입니다''

나를 소개할 차례가 되었다. 개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인사를 듣자니 나는 뭔가 달라야 할 것 같았다. 다들 이 복학생 히야는 몇살이나 묵었을까라는 눈빛이었고 거기다 달래는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선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헛기침을 한번 터뜨린 후 권위있는 자세로 입을 열었다.

''반갑다. 06학번 스물다섯 홍길동이다. 별로 차이나는거 아인데 내가 너거보다 나이가 쪼까 마느이께 말 편하게 해도 되긋제. 내는 아는것도 없으이까 마이 도와주고. 이래 만내것도 인연인데 잘 해가 에이쁠 함 받아보자.''

'' 풉 ㅋㅋㅋ''

내 소개를 하는동안 달래는 웃겨죽겠다는 표정으로 키득거렸고 동생들은 5살 차이나는 형 앞에서 감히 드러내놓고 웃을 수 없는지라 표정관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나저나 조장을 뽑아야 되는데 지금 분위기 보이 조장은 내로 확정된거 긋네~. 그래도 혹시나 해서 함 물어보는데 조장하고싶은 사람 있나. 나이 만타꼬 조장 하는기 아이라 조장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해야 안되긋나.''

나와 달래의 3조는 강의실 앞쪽에 위치해 있어 교수님과 거리가 가까웠다. 교수님은 내 말을 듣고 참견하셨다.

''자네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흔치 않은 조장의 재목이로군. 나이도 있으니 조원들도 잘 따를 듯하고. 내가 보기엔 자네가 적격이야.''

''저희도 형이 조장하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저도 오빠가 조장하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호호호^^*''

그렇게 만장일치로 나는 조장이 되었다.





(5)
내가 조장이란 임무를 맡은 다음날, 아침 수업을 위해 등교를 하던 중이었다.


"길동이오빠!"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익숙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번개같이 스쳐가며 풀린 두 눈은 부릅떠지고 나의 발걸음은 멈춰졌다. 뒤를 돌아보니 다름아닌 달래가 화사하게 웃으며 희고 고운 손을 흔들면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 달래구나.. 안녕~~"
"오빠도 굳모닝~~~ ^^*"




달래의 인사에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답례를 대신했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지만 달래의 인사를 받는 순간 내 육신의 피로는 씻은듯이 사라져 버렸다. 달래 너를 보는순간 난 언제나 안녕해. 너를 매일 볼 수 있다면 난 언제나 안녕할텐데...라고 혼자서 생각해 본다.



"수업 가시는 길이예요?"
"응.. 9시에 일반물리 수업이 있거든. 달래도 수업가는 길이야?"
"네 저는 화학수업이요~"
"아 화학수업이구나~ 화학도 그렇게 물리도 그렇고 엄청 어렵지? 나만 그런가.."
"저도 어려워요 ㅠㅠ B만 나오면 좋을듯!"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기계관으로 걸어갔다. 행복했다. 그녀를 보기만 해도 떨리는 가슴을 통제할 수 없었던 나다. 그러나 오늘은 같이 얘기를 나누면서 걷고 그녀의 숨결을 바로 곁에서 느끼며,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을 수 있는 거리에 그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연유인지 너무도 편안했다. 마치 세상이 나와 달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듯 주위의 모든 풍경이 평온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우리가 가는 길에는 사랑과 행복만이 가득할 듯한 느낌이랄까. 나는 우리의 목적지인 기계관까지의 길이 천리만리 먼곳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냥 영원히 둘이서 이렇게 얘기를 하며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빠 근데 우리 9시 수업이잖아요. 5분밖에 안남았는데 이렇게 천천히 가도 될까요? ㅠ"
.
.
.
.
.
.
.
.
.
.

'수업에 늦어도 천천히 가고 싶어. 빨리가면 그만큼 달래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 줄어들잖아..'


입에서 이 말이 맴돌았으나 차마 내뱉지는 못하고 다시 삼켜버렸다. 수업을 소홀히 여기는 선배로 달래에게 비춰질 수도 있으니까. 아니, 무엇보다도 나같이 쥐뿔도 없는 놈이 그녀를 마음에 담아 둘 수 있을까? 내주제에 달래라니. 훗, 꿈깨라 길동아.




"아? 5분밖에 안남았구나. 빨리 가야겠네"
"네~ 빨리가죠 우리"
.
.
..






아! 평소에는 멀고 먼 기계관까지의 거리가 오늘따라 왜이렇게 짧은지.





p.s) 1학기때 자유게시판에 심심풀이로 올리다가 도중에 그만둔 글인데요.. 미련이 남아서 여기도 이렇게 올려 봅니다


양과님 축하합니다.^^

2012.09.08 01:03:46

포인트 팡팡!에 당첨되셨습니다.
양과님은 10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법돌이

2012.09.08 01:47:23

영대문화상이나 영대신문 공모전 뜨면 한번 내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디닝딩딩

2012.09.08 14:25:26

엌렄엌ㅋㅋㅋㅋㅋ!! 저 이거 자게에서 읽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ㅜㅜ...소설에서 남 연애하는 거 보면 뭐함...내 현실은 시궁ㅋ창ㅋ인데...하 ㅜㅜ 그래도 달달허네여...

양과

2012.09.08 15:59:09

디닝딩딩/ 저도 현실은 님과 다를바 없습니다 ㅠㅠ 이렇게 글로라도 써야 좀 자기위안이 될 것 같네요 ㅋㅋ

dmdldmdldm

2013.07.16 19:42:29

기계관에도 이런 일이 있을수 있구나 ㅋ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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