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기계관 제 2부 1편

조회 수 987 추천 수 0 2012.09.08 15:58:12
이 글은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편을 감상하시고 여기로 돌아오시는게 이해를 높일 것입니다.
(글쓴이 '양과' 검색)

또한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상황들은 사실이 아닌 픽션임을 밝힙니다.







 얼마 오래살진 않았지만 이십여년 세월을 사는 동안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다. 서로를 모르는 사이이고 또는 알더라도 서먹한 관계에 놓여 있어도 먼저 웃으면서 다가가 살갑게 대화를 걸어주는 이를 거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인간관계의 출발점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나 자신은 어느정도 나름의 해답을 정해놓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곳은 4년만에 다시 다니는 학교. 드넓은 영남대의 수많은 사람들 틈새에 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나는 처량한 외톨이 신세. 과거의 자신감은 절로 위축이 되고 내 자신이 점점 내성적으로 변해가며 집단과 동화되지 못한채 존재감이 사라져 가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이야깃거리조차 되지 못하는 인물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보다 군대를 포함한 4년간의 사회경험은 풋풋하기만 했던 과거의 나를 완전히 변모시켰다. 일단 말투는 사십이상 연세를 잡수신 전형적인 경상도 아저씨의 그것과 매우 닮아 있었고 또래나 몇살어린 이들이 보통 관심가지는 주제들은 나의 흥미를 끌지 못해 그들과 대화를 할때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될 지 몰라 대화에서 소외될 때가 종종 있다. 반면, 나이가 나보다 월등히 많은 이들과 교류를 할 때면 전혀 무리없이 대화를 진행해 나가고 말이 통한다는 느낌이 오는 것이 나 자신도 매우 편안함을 느낀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 볼때, 나는 생각과 행동 그리고 말투가 애늙은이가 되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물론 내 나이가 학생 치고는 그리 어리지 않고,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은 듯하니 잠시 논외로 하자.

 달래와 기계관으로 걸어가면서 나는 주저했다. 여기서 그냥 인사하고 헤어져 각자 수업을 들으러 간다면 왠지 계속 인사만 하고 지내는 선후배 관계가 될 것 같았다. 바야흐로 뭔가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사회에서의 나라면 이런 고민 자체가 나답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이곳은 오랜만에 방문한 학교. 원래의 나가 아닌 위축되고 자신감을 상실했으며 소위 말하는 아웃사이더로 불리는 나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은 앞서거니 뒤서거니의 차이이지, 언젠가는 저지르고 볼 행동이다. 나중에 할 바에야, 차라리 지금 해버리자. 침을 꿀떡 삼키고 나는 입을 열었다.



 "달래야 혹시 오늘 점심시간에 시간되니? 식사나 같이 한끼 할래?"



나의 얼굴은 일상적인 자연스런 표정이었다. 그러나 심장의 펌프질이 순간 가속되고 정신줄이 끊어질 것 같은 극도의 긴장감이 드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초조한 심정으로 달래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 그래요 뭐 오늘 점심때 같이 식사할 사람도 없었는데 잘됐네요! 오늘 점심은 선배한테 신세져야지!! 호호호"



"아 그래? 그럼 12시쯤에 수업 마치고 기계관 앞에서 볼까?"
"네 그렇게 해요~"

달래와 나는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은 후 잠시 후의 만남을 위해 작별했다.
나는 승자의 미소를 지으면서 수업을 들으러 기계관 계단을 올라간다. 적은 바로 나 자신. 나 자신을 이기고 달래의 전화번호도 전리품으로 얻은 채 말이다. 몇시간 뒤 점심시간이 이렇게 기다려질쏘냐!

아무래도 오늘 오전수업에 집중하지 못할 것 같다. 흐흐


-계속-









p.s)1학기때 자유게시판에 올리던 글을 이어 쓰게 됐습니다. 쓰다가 제목을 어떻게 할지 몰라 그냥 2부로 했습니다. 앞서 쓴 글을 몽땅 지우고 새로 쓸까라도 생각해 봤지만 왠지 나의 발자취를 지운다는 느낌이 들어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아무쪼록 별거 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학기에는 꼭 완결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음 댓글로 힘을 주시면 더욱 글쓰기가 즐거워 질 것 같네요 ^^

디닝딩딩

2012.09.08 19:56:16

흐흐 *-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웃음소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적이네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 [포켓몬] 파라섹트 괴담 만화 file [1] [갓수]엉찰왕자 2016-03-10 586
20 [대나무숲] 어떤 여자가 공대생과 결혼한 이야기 스피릿 2014-12-23 1167
19 [단편] 유난히 내 기억에 남는 편돌이 [2] 스피릿 2014-07-05 634
18 [대나무숲] 소개팅女 영대 오는 썰9 [完] [1] 스피릿 2014-06-26 1139
17 [대나무숲] 소개팅女 영대 오는 썰7, 8 [1] 스피릿 2014-06-26 979
16 [대나무숲] 소개팅女 영대 오는 썰6 스피릿 2014-06-26 897
15 [대나무숲] 소개팅女 영대 오는 썰4, 5 스피릿 2014-06-25 850
14 [대나무숲] 소개팅女 영대 오는 썰3 스피릿 2014-06-25 865
13 [대나무숲] 소개팅女 영대 오는 썰2 스피릿 2014-06-25 766
12 [대나무숲] 소개팅女 영대 오는 썰1 스피릿 2014-06-25 1064
11 [대나무숲] 같은 원룸 사는 여자와 썰2 [3] 스피릿 2014-06-25 1325
10 [대나무숲] 같은 원룸 사는 여자와 썰1 스피릿 2014-06-25 1281
9 [대나무숲] 20대짝사랑썰2 [1] 스피릿 2014-06-18 1262
8 [대나무숲] 20대 짝사랑썰 #1 스피릿 2014-06-18 856
7 [펌] 귀신 보는 친구 이야기 3 지식_bot 2014-04-03 1802
6 [단편] 선산의 멧돼지 미소천사 2014-04-02 1753
5 [펌] 귀신보는 친구 이야기 2 지식_bot 2014-04-02 1394
4 [펌] 귀신보는 친구 이야기 1 [1] 지식_bot 2014-04-02 6386
» (창작소설) 기계관 제 2부 1편 [1] 양과 2012-09-08 987
2 (창작소설) 기계관 -지난 이야기- [5] 양과 2012-09-08 1153